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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근철 蘭人의 詩> 매화
기사입력  2021/05/06 [02:30]   육근철 공주대학교 명예교수

 2021.5.1일은 난과함께신문 창간 6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입니다.

그동안 조회수 5.241.004건, 데이터보관(DB) 건수 14.546건의

실적을 거양하였습니다. 

 

▲ 수류화개실 일송정의 백매     ©일송 김성진

 

매화(梅花)

 

꽃눈아

눈꽃이었나

가지 걸린

싸락눈

 

입춘은 지났지만 아직 이월, 겨울이다.

서설(瑞雪)이 분분(紛紛)히 내리는 찬 겨울, 양지쪽 설중매(雪中梅) 가지에는 꽃눈이 탱탱하다.  아니 코끝 시리게 차가운 날씨. 가지마다 듬성듬성 내려앉은 하얀 싸락눈은 꽃눈인지 눈꽃인지 분간키 어럽다.

 

이때가 설중매를 감상하기 제일 좋은 시기다. 설중매 꽃잎은 매실나무 꽃처럼 화려하지도 풍성하지도 않다. 듬성듬성 작고 안쓰럽게 피어있는 꽃잎은 어느 산골 마을 처녀 아이처럼 애잔하다.

 

옛 선비들은 이월에 탐매행(探梅行)을 했다.  봄맞이 행사로 설중매가 있는 산골로 돗자리와 술을 들고 찾아 나선 것이다. 그리고 여럿이 둘러앉아 매화꽃을 보면서 술 한 잔에 시 한 수씩 읊었다 한다.

 

이 얼마나 운치 있고 아름다운 정경인가. 천재 시인 매월당 김시습은 탐매행에 대해서 열네 수의 시를 남겼을 정도다.

 

나도 이런 시심으로 노송 아래 설중매 지고 가는 거북바위의 정원을 꾸며 놓고 이월을 기다린다. 그리고 아침저녁 꽃이 피는 모습을 관찰한다.

 

거북 

 

바위야

달구경 가니

설중매 

등에지고

 

하얀 눈발에 애처롭게 피어있는 설중매 꽃잎, 그도 아름답지만 찬바람에 살랑살랑 지나가는 매콤한 매화 향기는 청아하기 그지없다.

 

퇴계 이황 선생과 기생 두향이의 매화사랑 이야기도 전설처럼 맴돈다. 퇴계는 멀리서 두향이가 선물한 백매(白梅) 한 분을 귀하게 기르다 임종 시 남긴 말이 "매화나무에 물 잘 주거라"였다 한다.

 

매화에 얽힌 두 사람의 사랑은 지조 높은 매향처럼 맵고 아리다. 올봄에는 매화 한 분 창가에 두고 매화 향 맡으면서 넉줄시 한 수 이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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