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난계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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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난교류협회 정계조 회장 ©주두옥 지역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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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좋은 난이란?
난은 풀이면서도 다년생이다. 사철 푸르고 여러 해 변함이 없다. 난인들은 반려식물인 난으로부터 자연의 좋은 기운을 받고 아름다운 덕성과 좋은 심성을 배우고자 한다. 따라서 난은 기본적으로 생명체로서 맑고 생생한 생명력과 기를 가져야 한다. 난으로부터 젊은 여인에서 풍기는 싱싱한 매혹적인 멋고 청춘의 정기가 빼어나야 한다. 이같이 생명력의 매력과 멋을 갖춘 바탕에서, 다음으로 좋은 난이 갖추어야할 요소를 갖추었는지 찬찬히 들여다보면 될 것이다.
첫 번째는 아름다운(美)이다. 생김새 즉 형태와 색깔, 무늬가 아름다워야 한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아름답데 보이기 위해서는 우선 잘 생겨야 하고, 미적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난은 자연 예술인 동시에 반려식물이므로 미적요소를 갖춘 훌륭한 감상물이 되어야 한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에는 각자의 차이가 다소 있을 수 있겠으나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많은 난을 감상해보고, 서로 비교해보면 아름다움의 정도가 확연히 나타난다.
두 번째는 운치이다. 풍기는 멋을 뜻한다. 매력이라 해도 좋겠다. 개성과 조화가 중요한 요소이다. 개성이란 반드시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없다. 모두가 그 나름대로 멋이요, 운치다. 개개의 요소보다 전체적으로 풍기는 멋이 운치다. 한국사람은 예로부터 바라보는 즐거움을 감상의 으뜸으로 삼았다. 난의 생김새 하나하나가 아니라 느긋이 물끄러미 전체를 바라보면서 아름다움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게 되고, 흡족함의 표시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때가 있다. 난에서 풍기는 멋 때문이 것이다.
세 번째는 덕성이다. 오래도록 갖고 있는 변함없는 난의 이미지이고 품성이다. 난은 청초함과 고고함, 그리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보이지 않는 품격과 기개, 지조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다른 사물과는 도저히 비교가 되지 않는 난만이 가진 덕성이다. 옛날부터 선비나 군자들이 난을 좋아하고 가까이 하고자 했던 것은 난의 이러한 덕성 때문이다. 좋은 난은 이러한 높은 덕성을 품고 잘 드러나는 난일 것이다. 만약 난에 있어 덕성을 빼고 아름답기만을 놓고 따진다면 화려한 다른 화초들 사이에서난이 설 자리가 있겠는가? 공자의 공곡유란의 고사에서 굴원의 구원란, 정사초의 묵란화로 이어지는 난의 이미지, 그리고 한국의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서화에 등장하는 그 덕성이야말로 다른 어떤 식물도 넘볼 수 없는 경지이다.
네 번째는 심성이다. 무릇 사물에는 그 나름의 마음이 있다. 난은 사람의 마음을 끌리게 하고 오래도록 변하지 않게 하는 맑고 깊은 고운 심성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심성이 고운 사람과는 가까이 하고 싶어 하고 오래 사귀고 싶어 한다. 우리나라 사람만큼 상대의 심성을 따지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아름다움과 즐김이 깊고 오래가려면 무릇 고운 심성을 가져야 한다. 여러 난을 대하다 보면 유독 정감이 가고 마음이 편안해지며 늘 곁에 두고 싶은 난이 있다. 심성이 고운 난이다. 난은 살아있는 자연예술이요 난인과 늘 함께하는 생활 문화이다. 난과 생활하면서 예술적 ·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감상하면서 즐기는 난인에게 난의 심성은 빼놓을 수 없는 난이 갖추어야할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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