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詩 > 육근철 蘭人의 詩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육근철 난인의 詩> 만월(滿月)
기사입력  2019/12/29 [12:48]   육근철 공주대 명예교수

 

 인터넷蘭신문 '난과함께'는 한국의 역사와

애란인의 역사를 기록 보존합니다.

 (2019.12.28일 현재 : 난관련 자료 11.212건이 DB화 되어 있습니다)

 

 

▲ 석곡 '백옥'     ©김성진

 

 

언어는 짧고 침묵은 하염없이 긴 넉줄시

 

만월(滿月)

                                               -  理石 육근철  -

 

여보게

난 잎에 앉아

무얼 그리

보시나

 

휘어진 듯 곧은 잎새 하얀 낮달이 웃고 있다. 그를 보면 저절로 빙그레 미소를 머금게 된다. 난 기르기 사십여 년, 아름답다 생각하니 잎 선이 보였고, 이름을 알고 나니 꽃 모양이 보였다. 게다가 띄엄띄엄 나오는 난 향기를 듣고 나니 양자역학적 세계상이 깨달아지는 것 같았다.

 

그를 대할 때마다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보듯 싱그러웠고, 선비의 심성으로 살아가고자 옷깃을 여미었다. 한자로 난초 난()자를 분해해 보면 풀초() 변에 문 문()자와 동녘 동()자로 되어 있다.

 

, 동쪽으로 나 있는 문가에 살고 있는 풀이 바로 난이라는 것이다. 해 뜨는 대문가 한 포기 난이 출퇴근하는 나를 향해 도포 자락 휘날리며 오는 주인아! 오늘 너 얼마나 푸르렀느냐?” 묻고 또 묻는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으니 내가 난을 기른 것이 아니라 난이 날 기른 것이다. 그 난 잎에 낮달이 앉아 날 보고 또 묻는다.

 

그림자//그대여/듣지 못했나/지창에 핀/난 향기

 

난을 기른다는 것은 정신적 자기 세계를 구축하는 길이다. 난을 통하여, 난과 함께 자연의 섭리를 배우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기 위함일 것이다. 난 잎도, 달도 모두 곡선이다. 사람이 만들어 낸 구조물은 대부분이 직선 형태이나 신이 만들어낸 자연은 거의 모두가 곡선이다.

 

도시에 산다는 것은 직선의 숲에 사는 것이나 자연 속에 산다는 것은 곡선의 숲에 사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곡선의 형태에서 더 안정감을 갖는다고 한다. 그것은 보고(seeing), 이미지화(imaging)하고, 그리(drawing)는 일련의 사고과정에서 마음 거울에 맺힌 상이 우리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기 때문이리라.

 

지창(紙窓)에 핀 난 그림자를 볼 수 있는 마음 거울, 그 마음 거울에 비친 난 그림자의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더욱더 성찰하는 자세로 사물을 대하리라.

gdyukk@hanmail.net

 

 

ⓒ 난과함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육근철 蘭人의 詩 만월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터넷난신문 난과함께 창간5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