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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蘭신문 '난과함께' 창간5주년(2020.5.1) 기념 5.000작품 사이버전시회 개최 ● 일 시 : 2020.4.1(수) ~ 12.31(목) 8개월. (매일 10점이상 전시) ● 장 소 : 인터넷난신문 '난과함께' www.nantogether.com ● 출품전시작 : 한국춘란 3.000점, 풍란, 석곡, 새우란, 한란, 구화 등 1.000점 애란인인물&행사사진 500점, 수국 250점, 제주풍광사진 250점 등 총 5.000점
3초 만에 드러나는 품격(品格)
‘황금돼지해’라고 해서 기대에 부풀었던 기해년 세밑이다. 부푼 기대와는 달리 시중 경기가 말이 아니고 보니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어둡기만 하다.
살다보면 다짐했던 자신과의 약속도 작심삼일로 끝나는가 하면 잘 되리라 철석같이 믿었던 일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겨 삐끗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또 한해가 저문다.
머잖아 庚子年 설을 맞게 된다. 옛날부터 설날을 일컫는 말은 원일(元日), 원단(元旦), 원정(元正), 원신(元新),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등 다양하다. 또 신일(愼日), 달도(怛忉)라고도 했는데 이 말은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설날의 ‘설’이라는 말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는 한해를 일으켜 세운다는 “일어서다”설이다. 둘째는 새해에 처음 맞는 ‘낯선 날’이 ‘설날’로 전화되었다는 것이다. 셋째, 연세설(年歲說)이다. 넷째, “삼가다(愼)”에서 비롯되어 삼가고 조심하는 날이란 것이다. 다섯째, 늙어가는 처지가 서글퍼 ‘섧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설’의 유래에 관해서는 이밖에도 여러 가지 어원이 전해지고 있지만 핵심적인 뜻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으면서 새롭게 맞는 첫날로서 좋은 출발을 위해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언행을 삼가는 날이라는 의미가 된다.
설날의 다짐은 연중무휴로 행해야 하련만 세상살이가 어디 그렇던가. 이곳 예술랜드를 개장한 지 25년이 되었다. 입구에서 고객맞이 담당인 아내는 ‘3초’ 이야기를 하곤 한다. 오랜 세월 사람에게, 특히 진상고객에게 시달려 내공이 쌓여 3초면 그 사람의 품격이 파악된단다.
관람을 마친 고객에게는 찻주전자에 가득 황칠나무며 모링가 등 차를 끓여 대접을 해왔다. 차를 받아든 고객의 태도도 놓치지 않는다.
기회에 ‘우유 한 잔의 기적’이란 이야기를 옮겨본다. 우유 한 잔의 기적은 미국 최고의 산부인과 의사인 하워드 켈리(Hward A, Kelly)가 주인공이다. 그는 유명한 존스홉킨스병원의 창립 멤버로 30년 동안 창의적인 수술방법과 방광경을 비롯한 수술도구를 발명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제왕절개 수술을 성공했다. 코카인 마취를 도입했으며, 라듐을 이용한 동위원소 치료를 미국에서 처음 시행하여 유럽보다 뒤처진 산부인과 수술을 세계 제일로 올려놓았다.
그는 아주 큰 설탕도매사업가의 외아들이었으나 대학 등록금을 아버지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두 아르바이트로 마련했다.
1880년 늦봄 어느 날, 그는 자전거로 시골을 돌며 방문판매로 학비를 벌었다. 그날따라 물건이 팔리지 않아 배고픔에 지쳤는데 수중엔 동전 한 닢이 전부였다. 밥이라도 얻어먹을 요량으로 문을 두드리자 한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문을 열었다.
긴장한 나머지 밥을 달란 말 대신 물 한 컵을 부탁했다. 그녀는 켈리가 몹시 배고파함을 알아차리고 큰 잔에다 우유를 가득 담아 건네주었다. 단숨에 우유를 마신 후 우유 값을 물으니, “안 주셔도 돼요. 저희 어머니께서는 늘 저에게 좋은 일을 하거든 절대 대가를 바라지 말라고 하셨어요”라는 답이었다.
목이 마를 때 이슬 한 방울이 감로수와 같다(渴時一適如甘露)고 했다. 그녀의 작은 친절은 켈리로 하여금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었고 사람에 대한 사랑과 긍휼의 마음을 더하게 했다. 그는 노력 끝에 산부인과 의사가 되었고 존스홉킨스병원을 공동 창립했다.
십여 년 뒤 우유 한 잔의 여인은 뱃속에 큰 혹이 생기는 불치의 병을 얻게 되고 치료를 위해 켈리의 병원에 오게 되었다. 그녀가 자신의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알고는 치료에 매달려 마침내 그녀를 살려내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났지만 기쁨보다 병원비가 더 걱정되었다. 엄청난 비용이 나왔을 청구서를 펼쳤을 때 깜짝 놀랐다. “우유 한 잔으로 전액 지불되었음· Paid in full with one glass of milk)”이라 적혀 있었고 하워드 켈리라는 서명이 들어 있었다.
기적 같은 행운은 언제나 실천하는 사람의 몫이다.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듯 선을 심으면 선이 열리고(善因善果), 악을 심으면 악이 열린다(惡因惡果)는 말은 누구나 다 아는 말이다. 그러나 행동으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뜻한 행동이 없으면 따뜻한 열매는 결코 열리지 않는다.
세모를 알린다는 보세(報歲), 나는 보세의 독한 향기를 전혀 맡을 수 없는 보세치(報歲痴)다. 아 참, 맡을 수 없으니 독한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사람 중 40~50%는 보세치란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선천적으로 후각 구조가 보세의 지분향에 전혀 반응을 못하기 때문이란다. 지난해 달력이 버려지듯 돈도 명예도 스쳐가는 것이라 하지 않던가. 보세치이듯 세상사에 오불관언(吾不關焉)이면 오죽 좋으리오만, 아등바등 힘겹기만 하다.
경자년(庚子年)은 쥐띠해이다. 庚은 白을 의미하기에 흰쥐의 해가 된다. 눈에 잘 띄는 하얀색, 모든 것이 투명하고 공정한 세상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마치 소심(素心)처럼 말이다. 3초 만에 드러나는 품격(品格), 조신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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