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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보 칼럼> 고난 끝에 얻는 행복
기사입력  2019/11/17 [21:36]   이성보 거제자연예술랜드 대표

 

 인터넷蘭신문 '난과함께'는 한국의 역사와

애란인의 역사를 기록 보존합니다.

 (2019.11.18일 현재 : 난관련 자료 10.786건이 DB화 되어 있습니다)

 

 

▲ 제주한란 홍화 '풍염'    

 

고난 끝에 얻는 행복

 

여름의 잔재를 어디서고 찾을 수 없는 계절이 되었다. 가슴을 졸인 태풍도 이제는 발길을 돌린 모양이다. 단풍이 물들고 더러 성급한 잎사귀는 낙엽이 되어 흩날린다. 조락의 계절을 맞아 마음이 스산하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안락의자에 아내가 잠시 눈을 붙였다. 낮잠이라곤 없는 사람이었는데 고단한 모양이다. 간이 안락의자는 점심때면 누울 자리를 먼저 찾는 나를 위해 아내가 홈쇼핑에서 구입한 것이다.

 

싸구려이긴 하나 편하게 기대어 앉을 수 있도록 팔걸이가 있고 자세를 적당히 눕힐 수도 있어, 피골이 상접한 나에겐 그야말로 딱이었다. 값에 비하여 제품이 우수하다고 몇 번이고 상찬했을 정도다. 안락의자에 잠든 아내의 얼굴은 안락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찌든 가난 때문이지 싶어 짠했다.

 

안락은 근심이나 걱정이 없이 편안하고 즐거운 것이라 사전에 나와 있다. 안락은 곧 돈이라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줄 안다.

 

로또에 1등으로 당첨되어 행복했던 형제가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보도에 종일 마음이 착잡했다. 형이 동생을 죽인 사건 속 숨겨진 이야기가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우애가 좋았던 이 형제가 극단적 상황에 치닫게 된 것은 돈 때문이었다. 로또 당첨으로 행복했던 순간은 너무 짧았고, 불행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일이 되고 말았다.

 

복권은 개인이 잃는 돈은 푼돈이지만 당첨자에게는 엄청난 행운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오랜 세월 동안 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발행되는 있는 복권은 카사노바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었다. 카사노바는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바로 그 카사노바(Casanova. 1725~1798).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카사노바는 어학, 음악, 미술 등에 두루 능통했다. 그는 그리스어, 프랑스어, 히브리어에 능통했고 스페인어, 영어도 자유롭게 구사할 정도로 탁월했다.

특히 그는 춤, 펜싱, 승마 등 몸으로 하는 모든 궁중예술과 카드놀이에서 여느 귀족 가문의 기사보다도 특출한 재능을 발휘했다.

 

그는 열일곱 나이에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오래된 파도바(Padova)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을 만큼 공부도 잘하는 천재였다.

 

그러나 그는 다양한 재주만큼 직업도 다양했다. 첫 직업은 성직자였는데 교계로 들어간 지 1년 만에 신학을 강의하는가 하면 추기경 비서로 발탁되었으나 곧 포기하였다.

 

장교로 입대하여 군인의 길을 걸었으나 얼마 후 전역했다. 그렇게 한 곳에 발붙이지 못하고 떠돌던 카사노바는 생계유지를 위해 극장에서 바이올린 연주자로 일하기도 했다.

 

어렵게 지내고 있을 때인 17644, 귀족가문의 결혼식에 가던 중 심장마비로 길가에 쓰러져 있던 베네치아의 귀족이자 상원의원이었던 브라가딘을 응급조치로 생명을 구해주었다.

 

브라가딘은 카사노바의 다양한 재주를 높이 평가하여 양자로 입적했다. 카사노바는 특유의 화려한 언변으로 베네치아 귀족들로 구성된 사교계의 스타가 되어 122명의 여성을 농락하게 되었다.

 

 

문란한 여성 편력으로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수감 중 탈옥하여 프랑스로 망명하였고, 베네치아에서부터 알고 있었던 베르니스라는 외교관을 만나 프랑스 사교계를 소개받았다. 그때부터 그는 프랑스 사교계에 스타가 되어 마침내 루이 15세 황제의 애첩이었던 퐁파두르 부인과 만나게 되었다.

 

퐁파두르 부인의 소개로 프랑스 황제 루이 15세를 만난 그는 재정 문제를 고민하던 황제에게 위기 타개책으로 복권 발행을 제안했다. 그의 아이디어대로 복권을 발행해 재정적자를 해결한 루이 15세는 카사노바를 외무부 특사로 임명했다.

 

복권은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고 공공재원을 조달할 수 있는 희생 없는 조세로 환영받으면서 그 후 여러 나라의 위정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복권은 당첨자에게 엄청난 행운을 안겼지만, 실제로는 당첨 이후 불행한 삶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 지나친 씀씀이 때문에 생활이 리듬이 깨어져 이혼을 당하거나 파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통계에 의하면 복권당첨자의 3분의 1 이상이 몇 년 지나지 않아 파산했다고 한다.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기 마련이다.

 

태풍의 여파로 숱하게 나뭇잎이 떨어졌다. 비에 젖은 떨어진 나뭇잎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후줄근히 비에 젖은 내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비는 곧 고난의 상징이지만 비가 없으면 무지개가 생기지 않는다(No rain, no rainbow).

 

고난 끝에 얻는 행복, 그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아는 사람은 안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카사노바는 돈 많은 귀부인들과 놀아났건만 결코 행복한 일생을 보내지 못했다.

 

로또 복권으로 인한 형제의 비극을 보면서 행복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음을 실감했다.

내 손이 내 딸이라 하지 않던가. 일확천금을 노리는 허망함을 버리고 명경지수 같은 마음으로 난을 기르다보면 복권당첨과 같은 행운을 난이 안겨 주리라 믿는다.

 

작품은 그런대로 제작하건만 이를 돈으로 바꾸는 데 중증장애인이 된 지 오래인 나이긴 하지만, 병처에게 신용불량자라도 면하게 해주려고 거칠어진 손을 맞잡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가을 하늘이 너무 맑고 고와 눈물이 핑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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